감각의 연결고리

어느 날, 한적한 카페에서 글을 쓰던 나는 문득 '맛있다', '목넘김', 그리고 '배부르다'라는 단어들이 가진 미묘한 매력을 떠올렸다. 이 세 단어는 단순한 감각적 경험을 넘어 인간의 감정과 기억을 깊이 연결하는 매개체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이 세 가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기로 했다.

 

맛있다: 기억 속의 풍경

맛있다는 단순히 혀끝에서 느껴지는 달콤함이나 짭짤함 이상의 것이다. 그것은 종종 과거의 어느 순간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어린 시절, 외할머니가 만들어 주던 고소한 호박전의 향기, 혹은 친구들과 웃으며 나눠 먹던 길거리 떡볶이의 매운 맛. 맛있다는 단어는 그 순간의 행복과 따뜻함을 다시 불러내며 우리의 마음을 채운다.

그날 나는 카페에서 커피 한 모금을 마셨다. 고소하면서도 약간 쌉쌀한 맛이 혀끝을 감싸며 목으로 넘어갔다. 그 순간, 대학 시절 도서관에서 밤새 공부하며 마셨던 자판기 커피가 떠올랐다. 그 커피는 맛있다고 할 수 없었지만, 그 시절의 열정과 젊음은 내게 가장 맛있는 기억이었다.

 

목넘김: 시간의 흐름

 

목넘김은 단순히 음식을 삼키는 행위가 아니다. 그것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선 연결이다. 목으로 음식이 넘어갈 때, 우리는 현재와 과거를 동시에 느낀다. 한 모금의 와인이 목을 타고 내려갈 때, 그것은 포도가 자라던 햇살 가득한 포도밭을 떠올리게 한다.

나는 그날 카페에서 따뜻한 크림스프를 한 숟가락 떠먹었다. 부드럽게 목으로 넘어가는 순간, 어린 시절 겨울밤에 엄마가 끓여주던 스프가 생각났다. 그 목넘김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사랑과 보호받는 느낌을 다시금 떠올리게 했다.

 

배부르다: 마음의 충만함

 

배부르다는 단순히 위장이 가득 찼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마음이 충만해지는 상태를 나타낸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음식을 나눌 때 느껴지는 따뜻함, 혹은 오랜 기다림 끝에 목표를 이루었을 때의 만족감이 바로 배부름이다.

그날 카페에서 나는 마지막 남은 빵 조각을 입에 넣었다. 배는 이미 꽉 찼지만, 빵을 먹으며 느꼈던 행복감은 끝없이 계속될 것 같았다. 그것은 단순히 음식 때문이 아니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봄날의 햇살, 그리고 글쓰기에 몰두하며 느낀 창작의 기쁨이 나를 배부르게 했다.

결국 '맛있다', '목넘김', 그리고 '배부르다'는 단순한 생리적 반응을 넘어 인간의 삶과 감정을 담아내는 언어였다. 이 세 가지가 어우러질 때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충만함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이 단어들을 품고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